기메 동양 미술관


주소 : 6 place d'Iena, 75116 Paris (지하철 9호선 Iena역)

개관 시간 : 10:00 - 18:00 / 화요일 휴관 (5월 1일, 12월 25일, 1월 1일 휴관)

입장료 : 상설전  7,50€ (26세 미만 5,50€) / 상설 + 특별전 9,50€ (26세 미만 7€) / 18세 미만 무료

※ 할인 혜택을 위해서는 신분증(여권, 국제 학생증 등) 제시가 필요하다.

홈사이트 : www.guimet.fr/

 

INTRO

유럽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동양 미술관인 국립 기메 동양 미술관 [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Guimet]. 평소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프랑스 리옹 출신 사업가, 에밀 기메(1836-1918)로부터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가 직접 여행을 하며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고미술품을 하나 둘씩 모은 소장품들로 세워진 미술관이 바로 기메 미술관.

 

기메 미술관은 프랑스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IENA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도 용이하다. 

 

박물관 1층에 들어서면 인도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 불교가 지배적이었던 인도, 태국, 캄보디아는 모든 같은 종교인 '불교'를 믿었지만 불교 창시 국가인 인도와 주변 다른 국가의 불교 미술은 확연한 차이를 띄고 있는 것이 인상적. 여러 나라를 거치는 동안 새로운 의미의 도상이 첨가되거나 지역적인 특성이 반영되다 보니 부처 상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질 뿐만 아니라 불상 제작을 위한 재료도 진흙, 돌, 청동, 나무 등으로 다양해졌다.

 

 

불상의 손 모양이 다른 것을 불교에서는 '손 갖춤'이라 한다. 이것은 부처나 보살이 깨달은 진리나 중생 구제의 소원을 밖으로 표시하기 위한 것. 예를 들면 흔히 불상에서 자주 보는 엄지와 검지를 맞대어 가볍게 원을 그리는 동작은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 깊은 사유에 들어간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

 

 

2층으로 올라서면 고대 중국,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히말라야 소장품 전시실이 있다. 이곳의 전시된 유물들을 통해 각 나라의 사후관, 종교관 등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다. 또 이곳에서는 거대한 규모의 에밀 기메 서재를 볼 수 있는데 도서관에 온 듯한 방대한 양의 수집 서적들을 보면서 새삼 그의 수집욕이 놀랍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3층에는 반가운 한국 전시를 포함한 중국, 일본의 전시를 볼 수 있는데 1, 2층에서 봐왔던 크고 화려한 다른 나라의 미술품들과는 달리 소박하고 겸손해 보이는 미가 한국 전시품의 특징이다.

 

번잡한 기교 없이 단순한 모양새와 색으로 기품을 드러내는 한국 자기.

 

 

3층의 중국, 일본, 한국 전시관은 실생활에서 쓰였던 물건들과 옷 그리고 풍속화 등이 있어 아래층과 비교했을 때 대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불교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이 없을 경우 여러 불상이 한데 모인 아래층은 전시를 즐기기에는 힘든 편인데 반해 이곳은 동양 미술 초보자도 쉽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을 듯하다.

 

이번 방문의 주 목적이었던 <Paysages japonais>전시회. 일본 회화 양식 중 하나인 우키요에 [Ukiyo-e]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있다. '우키요에'는 일반적으로 목판화를 뜻하며 그 주제는 대부분 서민들의 생활이나 사회의 풍속을 보여주는 일본 회화 양식 중 하나이다.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Sous la grande vague au large de la côte à Kanagawa]

우키요에 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Katsushika Hokusai]. 그가 남긴 <후지산 36경>중 첫 작품이자 가장 유명한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대자연 아래 인간은 나약한 반면 후지산은 여전히 평안하고 태연한 모습의 이 그림은 일본의 명산인 후지산의 기백을 잘 보여준다. 이 작품이 유명한 이유는 일본 전통 회화 기법에다 처음으로 서양의 원근법이 도입되어 일본 화단계의 혁신을 일으키는 동시에 유럽의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는 동양 화풍의 매력으로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대교 (大橋) : 아타케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Le grand pont : averse soudaine à Ataké]

마찬가지로 일본 우키요에 판화의 대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안도 히로시게[Hiroshige Ando]의 작품. 히로시게는 풍경 판화라는 장르에서 자신의 천재성을 드러낸 작가인데, 그의 작품들을 보면 섬세한 필치와 색상의 조화가 서정적이고 시적이다. 비를 검은색으로 그려냈는데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고 오히려 소나기의 느낌이 더 와닿게 하는 그의 그림. 그의 필치가 정말 시 한 편이 되는 순간이다.

 

일본작가의 전시였지만 일본에서도 보기 힘든 우키요에 양식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문화와 예술의 중심 국가인 프랑스라 가능하지 않을까. 프랑스에서 '동양 미술을 본다' 조금 낯선 듯하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 이번 주말 시간내서 가보는 건 어떨까.

 

O'BON PARIS NOTE

1층 안내소에서는 한국어가 지원되는 오디오 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으니 잊지말고 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