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 Jardins de Claude Monet

빛을 사랑한 화가 클로드 모네. 그는 뛰어난 화가일 뿐 아니라 훌륭한 정원사였다. 지베르니는 모네가 그가 생애 마지막 해까지 머물면서 다수의 '수련' 연작을 완성하고 작품 생활에 몰입했던 곳. 모네가 살지 않았다면 이곳 지베르니는 프랑스 시골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작은 마을로 머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위대한 화가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정원은 전 세계 유명 예술가들에게 자극을 주었고, 오늘날엔 매년 1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다. 아티스트, 식물학자, 정원사 혹은 단순 여행객 할 것 없이, 누구나 이 아름다운 지역을 본다면 모두 감탄하지 않을까.

끌로드 모네의 정원은 한편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풍기는 동시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다소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가 미묘하게 풍기는데, 이는 그의 작품과 꼭 닮아있다. 특히 온갖 색의 꽃들로 가꾸어진 꽃밭은 그의 작품들처럼 계절과 빛에 따라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준다. 모네에겐 땅이 캔퍼스였고 꽃들이 물감이었던 것이다. 빛이 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색을 포착하여 캔버스에 모두 옮겨낸 듯한 지베르니 정원의 곳곳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자연과 꽃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화폭에 가져갔을 모네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팬지, 붓꽃, 데이지, 장미, 양귀비 등의 다양한 종의 식물을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내버려 두었다. 모네는 그의 정원을 계산적으로 정교하게 가꾸고 싶지 않았기에, 다양한 종류의 꽃을 서로 다른 키로 자라도록 들쑥날쑥하게 흩뿌렸다. 비슷하지만 색이 다른 꽃들은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정제된 듯, 조화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매표소와 연결된 기념품 가게를 지나 곧바로 정원을 마주하게 된다. 바닥에 무리지어 심어진 꽃들과 그 위를 장식한 아치는 마치 결혼식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위 사진을 보면 사람들이 담쟁이 덩굴에 뒤덮인 건물로 발길을 재촉하는 모습이 시선을 끈다. 바로 이곳이 '모네의 집'이라 불리는 공간으로, 모네가 살았던 당시 모습 그대로 실내장식과 가구를 재현해 놓은 작업실과 침실, 주방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멋들어진 버드나무와 등나무로 덩굴진 일본식 교각, 대나무 숲과 나른한 햇살에 우아하게 흔들리는 수련이 있는 연못. 바로 그 유명한 모네의 걸작 수련의 배경이 된 곳이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다리는 일본식 정원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연못가에 앉아 빛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수련들을 화폭에 옮기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겼다. 놀라운 것은, 모네가 이곳에서만 대략 250점이 넘는 수련 시리즈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이 훌륭한 인상주의 화가가 왜 연못에 푹 빠져 작품 활동을 해 왔는지에 대해 모두가 궁금해해 왔다. 우린 이곳에서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여름에는 마치 장난꾸러기 소년같은 등나무 덩굴이 연못 다리를 감싸고, 수양 버드나무는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살랑 춤을 춘다. 때로는 활짝 피고 때로는 웅크리는 수련은 그 모습이 마치 어린 소녀의 마음과도 같다. 연못의 잔잔한 수면 위에 그저 흩뿌려져 있는 수련이 아련하기만 하다. 연못은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그대로 투영하듯, 이 연못 안을 들여다볼라치면 수련이 하늘에 떠다니는 것 만 같다.

 

 

모네는 그의 가장 위대한 걸작이 이 지베르니 정원이라고 말했다. Maurice Kahn은 이를 다음과 같이 평했다.

« 클로드 모네의 정원을 보고 나면, 그저 한 명의 정원사가 어떻게 이러한 위대한 아티스트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에게는 삶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있었다. 그에게 있어 작품 활동이 주는 의미는, 생활 그 자체를 아름답게 하는 수단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