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과 클리셰를 피해 진짜 프랑스를 만나고 싶다면 — 피레네(Pyrenees)가 최고의 선택이다. 알프스보다 상업화는 덜 되었지만, 웅장한 아름다움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느긋하고 깊이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탁 트인 절경, 야생 동물들로 가득한 숲, 그리고 자연 속에서 조용한 그들만의 시간을 걷는 마을들. 그중에서도 특히 아름다운 한 계곡에는 아직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숨겨진 보석이 있다. 바로 피레네 동물원(Parc Animalier des Pynrénées)이다. 이곳은 여행 중 뜻밖의 하이라이트가 되어줄 특별한 야생동물 공원이다.

완만한 숲과 알프스 목초지에 걸쳐 약 14헥타르 넓이에 자리한 이 공원은 1999년 개장했다. 그 시작은 단순하지만 인상적인 목표에서 비롯되었다. 바로 '동물들이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답답한 철장은 없다. 이곳에는 600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반자유 상태로 살아가며, 자연 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서식지 속을 누비고 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피레네 지역의 토종 생물들이다. 곰, 늑대, 마못, 독수리, 산양 등 다양한 야생 동물들과 조유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레서판다, 사막여우, 원숭이, 미어캣 등 이국적인 동물들도 함께해 관람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입구 근처 안내판에는 동물 먹이를 줄 수 있는 시간이 적혀있다. 이 시간을 맞춰 방문하면, 동물들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절한 사육사들과 대화를 나누며 동물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이 공원은 단순한 동물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012년에는 피레네 보전 재단(Fondation Pyrénées Conservation)을 설립해, 이베리아 산염소나 수염수와 같은 멸종 위기종의 재도입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이 프로젝트들은 지역 사회를 넘어서 프랑스 전체의 생물 다양성 보존에 기여한다.

공원은 크게 두 개의 탐방 코스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유모차나 어린이와 함께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 좋은 길, 또 하나는 조금 더 가파르지만 경이로운 퓽경과 더 희귀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이곳을 충분히 즐기려면 최소 3~4시간 정도는 여유롭게 계획하는 것을 추천한다.

입구 근처에는 북반구 동물들을 주제로 한 작은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기념품 가게에 들르거나, 현장 내 카페에서 커피나 간단한 간식을 즐기며 잠시 쉬어가도 좋다.

이곳은 흔히 떠올리는 '동물원'고는 다르다. 더 조용하고, 더 야생적이고, 마치 피레네 산맥처럼 무엇보다 특별한 곳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이 공원을 가장 인상 깊게 경험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Ecolodges'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다. 총 네 타입의 숙소가 마련되어 있으며, 각 특정 동물 서식지 앞에 위치해 있어 일반 관람 시간 이후에도 동물을 볼 수 있다. 조용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다.
다음 4가지의 타입의 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La Tanière – 불곰을 바라보는 숙소

La Cabane du Trappeur – 검은 늑대를 바라보는 숙소
Le Refuge – 회색 늑대를 바라보는 숙소

Asian Lodge – 레서판다가 사는 숙소

모든 숙소는 가족 친화적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내부 구조는 숙소마다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La Tanière는 킹사이즈 침대와 추가 아동용 침대가 준비되어 있고, Le Refuge는 킹사이즈 침대 1개와 싱글 침대 여러개로 최대 5명까지 머무를 수 있다. 어떤 숙소를 선택하든, 다음과 같은 쾌적한 편의 시설을 누릴 수 있다: 난방, 전용 욕실, 아늑한 인테리어, 그리고 무엇보다도 편안함.

숙박에는 이틀 간의 공원 자유이용권, 그리고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숙박을 통해 동물들을 여유롭게 관찰하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밤에는 두꺼운 암막 커튼과 포근한 침대가 있어 호기심 많은 동물들의 인기척에 방해받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다.

사진 속 공간은 La Tanière이며, 돔 현태의 객실에서 불곰의 서식지를 탁 트인 시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숙소이다.

침대에 누워 피레네의 상징 같은 불곰들이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는 경험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이다. 분위기는 따뜻하고 아늑하며, 작은 디테일까지도 신경 쓴 인테리어 덕분에 동물원이라기보다 부티크 호텔에 가까운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자세한 정보와 예약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 (클릭시 이동)

이 공원은 루르드(Lourdes)에서 차로 단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루르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종교 도시이며, 1858년 성모 마리아가 소녀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나타났다는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이후 수백만 명의 순례자가 치유와 희망을 찾아 이곳을 찾고 있다. 종교와 무관하더라도, 루르드의 성지(Notre-Dame Sanctuary)는 그 자체로도 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들러볼 가치가 있다.

만약 자연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주변 지역은 등산 애호가들에게 천국과도 같다. 특히 에스탕 호수(Lac d'Estaing)나 발 다쥰(Val d'Azun) 트레킹은 짧은 산책부터 하루 종일 걷는 코스까지 다양하게 준비 되어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주소: 60Bis Avenue des Pyrénées, 65400 Ayzac-Ost
가까운 기차역: Lourdes
가까운 공항: Tarbes–Lourdes or Pau
루르드에서 택시로 15분 거리라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갈 수 있지만, 렌터가를 이용하면 주변 계곡이나 산악 지역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공원 입구 근처에는 넉넉한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https://www.parc-animalier-pyrenees.com/
글 & 사진: 오봉파리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