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에서 며칠밖에 머무르지 않을 계획이라면, 이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은 반드시 방문 일정에 넣어야 할 것이다. 파리 1구 중심부에 위치한 그래니트(Granite)는 외곽 지역에 자리한 다른 미쉐린 레스토랑보다 훨씬 접근성이 뛰어나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을 둘러본 뒤 방문하기에 완벽하다. 예술과 미식의 정수를 하루 안에 함께 경험할 수 있어 가장 파리다운 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니트 레스토랑은 중심지에 위치해 있음에도 조용한 자갈길 골목 안에 자리하고 있어 파리지앵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근처 관광지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멀어, 공간 자체가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부 인테리어는 현대적이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테이블 수가 많지 않아 보다 편안하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좋은 위치 선정에도 불구하고, 그래니트(Granite)가 파리의 수많은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가운데에서도 특별하게 평가받는 이유는 단연 요리에 있다. 오너 셰프 요시타카 타카야나기(Yoshitaka Takayanagi)는 미니멀한 접근 방식을 통해 재료 본연의 깊은 맛과 순수함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모든 요리는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고 정교하게 구성되며, 결과적으로 세련되면서도 잊기 어려운 현대 프렌치 요리를 완성해낸다.

이 레스토랑의 가장 인상적인 요소 중 하나는 오픈 키친이다. 주방 가까이에 앉은 손님들은 셰프들이 차분하고 정교하게 움직이며 요리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 하나하나의 동작과 기술, 마지막 플레이팅까지 보는 경험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셰프의 세계 안으로 초대받은 듯한 특별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주소: 6 Rue Bailleul, 75001 Paris
운영 시간: 월요일~금요일 12:00–15:00 / 19:00–23:00
가까운 지하철역: Louvre–Rivoli(1호선), Palais Royal – Musée du Louvre(7호선)
예약: 공식 홈페이지 사전 예약 권장

그래니트(Granite)의 모든 요리는 한 접시마다 새로운 풍미의 층을 드러내며, 프랑스 요리의 전통과 현대적인 세련미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레스토랑은 프랑스 미식 문화의 뛰어난 기술과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지만, 요시타카 타카야나기 셰프는 일본적인 섬세함을 더해 그래니트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완성한다. 그의 요리는 재료 자체의 품질이 자연스럽게 빛날 수 있도록 정교한 기술과 균형감에 집중한다.

특히 식재료 선정에 큰 공을 들이며, 가능한 한 지역성과 계절감을 살린 재료를 사용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 프랑스는 아스파라거스 제철이었고, 여러 코스에서 다양한 형태와 식감으로 아스파라거스를 활용한 요리가 등장했다. 각각의 요리는 프랑스산 아스파라거스 특유의 신선함과 우아함을 강조하면서도 셰프의 창의성과 기술력을 보여주었다.

그래니트는 예산과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 메뉴를 제공한다. 런치에는 3코스 런치 메뉴(68유로)와 4코스 구성의 시그니처 런치 메뉴(88유로)가 있으며, 보다 깊이 있는 경험을 원한다면 선택지가 포함된 5코스 실리스 메뉴(Menu Silice-128유로), 혹은 두 가지 메인 요리가 포함된 6코스 카르츠 메뉴(Menu Quartz-158유로)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레스토랑의 진면목을 가장 완벽하게 경험하기 위해 그래니츠 메뉴 Granite Menu를 선택했다. 일종의 ‘오트 쿠튀르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이 8코스 메뉴(188유로)는 아뮤즈부슈, 세 가지 스타터, 두 가지 메인 디시, 그리고 두 가지 디저트로 구성된다. 코스 수를 보면 많아 보이지만, 모든 요리가 매우 섬세하게 구성되어 있어 식사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으며 다음 요리를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만든다.

세 가지 스타터는 각각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계절감과 세련미를 표현했다.
첫 번째 요리는 파마산 치즈와 카다멈(생강류)을 곁들인 화이트 아스파라거스였다. 가볍고 섬세한 풍미가 아스파라거스 본연의 우아함을 아름답게 드러냈다.
이어 나온 완두콩 리소토는 에그콩피(confit egg yolk), 브로콜리, 버베나(verbena)와 함께 제공되었으며, 매우 신선하고 생동감 있는 맛이 인상적이었다. 허브의 향긋함이 요리에 밝고 산뜻한 균형감을 더해 주었다.
마지막 스타터인 곰보버섯 요리는 푸아그라, 흑마늘, 버섯 크림과 함께 제공되었다. 프랑스 오트 퀴진을 대표하는 최고급 식재료들이 조화를 이루며 보다 깊고 럭셔리한 풍미를 완성했고, 전통적인 프렌치 요리에 대한 현대적 오마주처럼 느껴졌다.

생선 요리는 사프란 향 감자(saffron potatoes)와 랍스터 에멀전(lobster emulsion)을 곁들인 농어 필레였다. 풍부하면서도 우아한 맛은 프랑스 남부의 대표적인 요리인 부야베스를 연상시키며, 지중해 특유의 따뜻하고 깊은 풍미를 전달했다.

메인 육류 요리는 어린 오리 요리로, 그린 아스파라거스와 그레몰라타, 옐로 와인 자바이오네(sabayon) 소스가 함께 제공되었다. 프랑스 고급 식재료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익숙하면서도 독창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디저트는 페이스트리 셰프 제니퍼 차른봉(Jennifer Chareunvong)이 담당하며, 꽃을 연상시키는 조형적인 장식과 정교한 기하학적 디자인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녀의 디저트는 계절 과일과 이국적인 재료를 활용하면서도 뛰어난 창의성을 보여준다.
첫 번째 디저트는 키위, 판나코타(panna cotta), 소엽, 베르가못(귤 속) 소르베를 조합해 산미와 부드러움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만들어냈다. 가볍고 산뜻한 맛 덕분에 메인 요리 이후 입안을 정리해 주며 자연스럽게 다음 코스로 이어지는 역할을 했다.

두 번째 디저트는 보다 진하고 풍부한 스타일로, 어린 시절의 달콤한 간식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였다. 전통적인 바르케트 케이크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메밀, 초콜릿, 미소 카라멜, 사바냥(Savagnin) 와인을 조합했으며, 예상 밖의 조합이 깊고 복합적인 풍미를 만들어냈다. 특히 은은하게 남는 알코올 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래니트는 음식만큼 뛰어난 와인과 음료 셀렉션도 자랑한다. 소믈리에는 손님의 취향과 메뉴 구성에 맞춰 적절한 와인 페어링을 추천해 주며, 보다 완벽한 경험을 원한다면 “accord mets et vins”라 불리는 와인 페어링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Granite Menu와 함께 제공되는 페어링은 8cl 기준 총 6잔의 와인으로 구성되며, 각 코스의 풍미와 질감을 섬세하게 끌어올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와인이 요리를 압도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새로운 미식 경험을 완성해준다.
Articles and Photos: O'bon Paris Team